"공기 오염에 결국"…美 바짝 추격하는 '핵 왕국'의 속내

입력 2023-08-31 11:58   수정 2023-09-01 07: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전(원자력 발전소)을 확대하면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석탄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원전 강국인 미국도 원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원전 21기 건설…세계 1위
30일(현지시간) 미 CNBC는 '중국이 어떻게 새로운 핵 보유 왕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중국의 에너지 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석탄 연료에 의존하면서 공기가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원전은 '비싸고 위험하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바람이 불면서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21기가와트 이상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전 21기를 건설 중이다. 전 세계 주요국이 건설 중인 원전 총 57기의 절반이 중국에서 건설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원전을 건설 중인 국가는 인도다. 인도는 현재 6기가와트를 생산할 수 있는 원전 8기를 건설 중이다. 3위인 튀르키예는 원전 4기(설비용량 4.46기가와트)를 건설 중이다.

이어 4~5위는 원전 3기를 건설 중인 한국과 이집트가 차지했다. 추정 설비용량은 한국이 4.02기가와트로 이집트(3.3기가와트)를 웃돈다.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인 미국은 현재 1기의 원전(1.12기가와트)을 짓고 있다. 신규 원전은 조지아 보글 발전소에 4번째 원전이다.

현재 전 세계 원전 강국은 미국이다. IAEA에 따르면 미국은 95기가와트 이상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전 93기를 운영하고 있다. 원전 56기를 운영하는 2위 국가 프랑스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자코포 부옹오르노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원자력과학공학과 교수는 "중국은 현재 원전 기술 분야에서 사실상 세계 리더"라며 "미국이 원전에서 세계적 지배력을 잃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55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계획대로 건설을 완료하면 프랑스를 뛰어넘어 미국을 추격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원전은 중국보다 노후화했다. 일반적으로 원전은 60~80년 동안 운전 가능한데 미국 원전의 불이 꺼지면 중국은 더 빠른 속도로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中, 원전 비중 2025년 15%로 늘어날듯
중국은 미국의 원전 산업이 후퇴하는 1980년대 막 개발을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경제를 더 촉진하기 위해선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중국의 총 에너지생산량은 2000년 1280테라와트시에서 2020년 7600테라와트시로 급증했다.

원자력연구소의 수석 부사장인 존 F. 코텍은 "중국은 지난 20년간 엄청나게 늘어난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라며 "그래서 중국은 원전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발전소를 건설해왔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력 생산을 충족하기 위해 저렴하고 짓기 편한 석탄 에너지를 주로 사용해왔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는 3분의 2수준으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는 대기질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원전 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에서 원전은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5%에 불과하다. 중국 핵에너지산업협회(CNEA)는 지난 2015년 보고서에서 원전 생산 전력 비중이 2030년 10%, 2050년 1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텍 부사장은 "중국에서 석탄 에너지 사용량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차량 보유 대수가 극적으로 증가하면서 깨끗한 발전소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원전은 대기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량에 있어서는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미국 다시 원전 재개…기술력 키우나
미국이 다시 원전 패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를 놓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최근 들어 원전을 다시 건설하기 시작해 산업적인 측면에서 뒤처지고 있다.

부옹오르노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불과 10~15년 전 원전 건설을 재개했다"며 "공급망과 전문 인력이 사실상 사라졌고, 이에 따라 높은 비용과 건설 일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당국이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최초로 승인한 신규 원자로는 지난달 31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조지아주에 건설된 이 원전은 애초 예정된 시기보다 7년이 늦어졌다.

물론 미국이 빠른 속도로 원전 기술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에서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줄어들고 있고, 정부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하고 있어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원전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상승하고 있다. 미국인 가운데 전기 생산에 있어 원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57%로, 지난 2020년 43%보다 늘었다.

부옹오르노 교수는 "미국서 개발되는 새로운 기술,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와 마이크로 원자로가 상업적으로 성공한다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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